한나라당의 8·8 재·보선 승리와 민주당의 신당 파동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양측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BS가 8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 후보가 40.1%, 노 후보가 35.9%의 지지를 얻어 지지율 격차가 4.2%포인트로 나타났다. 뉴스위크 한국어판이 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38.8%, 노 후보 32.0%로 지지율 격차는 6.8%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11∼1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특히 SBS 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신당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두 사람의 지지율이 41%대로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 후보 아들 병역의혹 총공세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병역 공세 이후 민주당 지지층의 노 후보 지지 결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분석이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지지율 변화는 민주당이 ‘병풍’ 의혹 공작을 통해 민심을 현혹시켰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재·보선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정치공작에 속지 않았듯이 이 후보의 지지율도 곧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지지율이 좁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병역논란을 하루빨리 잠재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보고 있다.
노 후보측도 이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 공세가 먹히면서 노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 후보의 정동채(鄭東采) 비서실장은 “지지도 격차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7월 중순쯤에 노 후보의 지지도가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노 후보측은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노무현-이회창 대립구도가 분명하게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은 노 후보 편이라고 보고 있다.
노 후보측은 특히 지지도 격차가 더 좁혀질 경우에는 당내 비주류에서 제기하는 후보 교체론이나 신당 창당 논의도 약해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