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귀신 이야기를 해볼까요? (납량특집 톡톡스크린? ^^;)
충무로에는 떠도는 속설 중에 ‘촬영장에서 귀신을 보면 대박 난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영화마다 귀신봤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데요, 괴담의 단골 무대는 경기도 양수리에 있는 종합촬영소죠. 처녀귀신 할아버지귀신 배낭을 맨 ‘뤽색’귀신처럼 등장인물(?)도 다양합니다.
최근에 들은 양수리 괴담 하나. 요즘 촬영중인 이무영감독의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이야깁니다. 조명 감독이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데 누군가 ‘감독니임∼ 감독니임∼’ 하고 부르더랍니다. 돌아보니 여자아이가 쓰윽 지나갔다네요. 이상하게 생각하며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가는데 계단 창문 너머로 그 소녀의 상반신이 보이더랍니다. 그런데 그 창문이… 2층 높이였다죠. (어디서 많이 들은 듯한 얘기?)
공포영화 ‘폰’에는 전화에 얽힌 얘기가 돌고 있지요. 촬영을 끝내고 소품 담당 스탭 3명이 소품용 유선 전화기를 갖고 택시를 탔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따르릉, 따르릉’하는 벨소리가 들렸다네요. 택시 운전사나 스태프 3명 모두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그 누구의 전화벨 소리도 아니었답니다. (그러면 전화선도 연결 안된 소품 전화기에서 벨이?)
이밖에도 조감독이 감옥 세트장에서 졸다가 깼더니 죄수복 입은 귀신이 가만히 쳐다보고 있더라(‘광복절 특사’)는 등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떠돕니다. 영화사측은 이런 말이 나오면 일단 “대박의 징조”라며 좋아하더군요.
‘대박 소설’의 유래에 대해 영화인들은 “귀신이 나왔다고 하면 촬영 분위기가 흉흉해지니까 누군가 ‘귀신 보면 대박 터진다’는 말이 만들어 냈을 것”이라고 추측하더군요. 요즘은 적극적으로 ‘귀신 마케팅’도 하지요. 한 홍보 담당자는 “공포영화인 경우 촬영 중에 겪은 무서운 일을 좀 더 부풀려서 소문을 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촬영장에는 괴담이 끊이질 않는 걸까요? 아무래도 밤샘 촬영이 계속돼 피로가 쌓이면 헛것을 보기 쉬워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공포영화는 세트 분위기부터 으스스 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겠죠.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겠어요.
물러가기 전에 한가지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혹시 동아일보에 강수진기자가 진짜로 있다고 믿고 있는 건 아니겠죠? 흐흐흐.. (썰렁했나요? 더위 좀 식히시라고…. ^^; )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