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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인터뷰]경기 광명 전재희(한나라당)

입력 | 2002-08-08 22:38:00


경기 광명시에서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53) 당선자는 '빗자루 시장'으로 불린다.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온 경상도 여성인 그는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에 의해 임명직 광명시장에 발탁된 뒤 초대 민선 시장을 지내는 동안 아침마다 빗자루를 들고 나와 시민들과 함께 청소를 하던 습관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그의 타고난 부지런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시민들은 최근까지도 전국구 의원이었던 그를 '전 의원'으로 부르지 않고 '전 시장'이라고 부른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닌다. 첫 여성행정고시(13회) 합격자, 첫 중앙부처 여성국장, 첫 여성시장을 거치며 성공한 여성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98년 광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조세형(趙世衡) 후보에게 1300여표 차이로 석패하는 아픔을 맛봤으나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4년만에 화려하게 재기했다.

당선이 확정된 후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후보였다는 점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보좌진들은 "짧았던 선거기간에 우리가 내세울 것은 전 당선자의 부지런함과 성실함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생식으로 식사를 해결해가면서 매일 아침 6시에서 밤 12시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교대로 그를 수행하던 남자비서 4명이 "도저히 힘들어서 못따라다니겠다"며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전 당선자는 당초 출마를 고사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남궁진(南宮鎭) 전 문화부장관을 내세우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론조사 등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된 그의 출마를 강권했다. 광명은 한나라당 돌풍이 불었던 6.13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재당선 되는 등 민주당 강세로 분류되는 지역인만큼 한나라당으로서도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

그는 선거기간 중 특히 노인 유권자들을 만나면 일일이 포옹하는 등 격의없는 행동으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특수목적고와 대안학교 유치, 목감천 살리기 운동 같은 교육·환경 분야의 공약을 집중 홍보한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어머니와 남편에게 감사한다"며 "깨끗하고 아름다운 선거를 치른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몸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광명=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