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69) 후보와 민주당 홍성제(洪性齊·64) 후보가 맞붙은 제주 북제주의 재선거는 개표 막바지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당초 3개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양 후보가 4.8∼17.0%포인트 차로 홍 후보에게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8일 오후 7시10분 개표 직후부터 예상과는 달리 홍 후보가 월등한 격차로 앞서 나가자 개표장인 북제주군 애월읍체육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북제주군 서부지역인 애월읍과 한림읍 한경면의 투표함 개표를 마칠 때까지 홍 후보는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비해 낙승을 예상했던 양 후보측은 ‘뒤집기’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초조함이 역력했다.
이들 후보간 표차는 양 후보의 아성인 조천읍의 투표함을 열면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1, 2위가 뒤바뀐 것은 오후 9시40분경. 양 후보는 개표 종료를 30여분 남기고 가까스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결과는 양 후보 2만1226표(50.8%), 홍 후보 2만563표(49.2%)로 663표차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네 차례나 다녀가고 중앙당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양 후보의 득표는 초라한 성적이라는 지적이다. 양 후보는 “힘든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지난 15대 총선에서도 맞붙어 양 후보가 홍 후보를 4281표차로 이겼다.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