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의 원리/로렌스 피터 외 지음 나은영 옮김/200쪽 1만원 21세기북스
“저 분은 저 능력으로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라갔을까?”
어떤 조직에서나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있다. 더 놀라운 건,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의 귀엣말이다. “저래 보여도 저 양반, 옛날에는 전설적인 능력을 발휘했어. 요즘 왜 저러냐구? 나도 몰라.”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저자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진단을 내린다. 이른바 ‘피터의 법칙’이다.
“위계조직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 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
‘잘한다’ ‘열심히 하는 만큼 거기에 어울리는 자리를 줘야 하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점점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간다.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벅찬 일을 맡고 나서야 이전의 명성을 먹칠하면서 멈추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무작정 승진을 위해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더 이상 ‘미덕의 주인공’은 아닌 셈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결국 조직은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질지 모른다.
더욱더 비극적인 일은, 무능하면서 열심인 사람들이 조직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쫓아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거기 걸맞는 성공에 만족하면서 살아라’고 권한다.
오늘날 초경쟁 사회에서 어떻게 그 말을 따를까? 그러나 그 권고를 따르는 사람이 많은 조직이야 말로 ‘초경쟁’에서 이기는 조직일지도 모른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