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타타타타… 타조!/ 라몬진 글 그림/ 30쪽 7500원 태동어린이(만 3∼6세)
세상에는 신체적 불구로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애란 조금 불편할 뿐 정상인과 다르지 않다’는 광고를 수없이 보지만 현실은 물론 다르다.
타조도 장애를 가진 동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지만 날지는 못한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그만 날개는 그야말로 장식용일 뿐이다. 그 날개로 하늘을 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타조는 늘 날갯죽지가 간지러웠다. 타조는 어느날 갑자기 달리기를 시작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화속의 포레스트 검프처럼 무작정 달린다. 아프리카의 초원을 지나 상어의 등을 징검다리 삼아 바다를 건너 빌딩이 늘어선 도시로 타조는 달리는 걸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은 “타조야 도대체 어딜 그리 바삐 가는 거니”하며 의아해한다. 사람들은 타조의 뒤를 쫓는다. 경찰관 아저씨도 속도위반이라며 타조의 뒤를 쫓는다.
그래도 타조는 결코 달리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러다가 이윽고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활짝 날개를 펼친다. 붉은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새, 꿈을 이룬 타조는 행복하다. 날개대신 자신의 특징이 된 빠른 발. 타조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빠른 발을 이용한 것이다.
일본 작가 라몬진의 작품은 늘 창의력이 돋보이고 마지막 반전이 아름답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