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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119구급대 허탕출동 장난 늘어 상반기 5300건

입력 | 2002-08-09 17:50:00


119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사고 현장을 찾지 못해 그대로 되돌아온 것이 올 상반기(1∼6월) 서울에서만 5300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9 구급대가 이처럼 허탕친 사례는 지난해 같은 기간(2442건)에 비해 117% 늘어난 것이다.

이는 휴대전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유선전화로 신고하면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장난전화를 막기 위해 1999년 도입한 ‘신고자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지도상에 신고자의 위치가 나타나지만 휴대전화는 이 첨단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9일 “휴대전화로 장난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정확한 지리를 모르는 신고자가 119에 도움을 요청한 뒤 구급대가 출동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는 바람에 허탕치는 사례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한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관세청 부근”이라고 신고한 뒤 차를 몰고 가버리는 경우 등이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일단 신고를 접수한 이상 출동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며 “현장을 못 찾고 휴대전화 신고자에게 연락하면 ‘그럼 장난전화라도 했다는 말이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소방방재본부측은 “응급환자 등을 위해 119 구급대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