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검찰 직제에 관한 대통령령까지 고쳐가면서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 등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키로 한 것은 김 고검장의 직무정지로 인한 행정업무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고검장은 ‘이용호(李容湖)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달 9일 직무가 무기한 정지됐으며 하루 뒤 법원에 불구속 기소됐다. 또 기소와 동시에 내부 징계절차가 중단돼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자진사퇴 이외에는 그를 ‘밀어낼’ 방도가 없는 상태다.
법무부는 그동안 김 고검장에게 자진사퇴를 여러 차례 종용했으나 그는 “억울하게 기소된 마당에 절대 물러날 수 없으며 끝까지 싸워 무죄를 입증하겠다”며 거부해왔다.
김 고검장이 계속 무죄를 주장할 경우 재판은 1,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법무부는 김 고검장을 일단 일선 고검장직에서 물러나게 한 뒤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것.
그러나 검찰 간부에 대한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김 고검장의 전보로 비게 되는 고검장급 자리 1개와 공석 중인 부산고검 차장 등 검사장급 이상 2개 자리에 대한 승진과 이에 따른 보충 인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김정길(金正吉)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검찰간부 인사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법무부와 대검,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들에 대한 중폭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그동안 법무부 참모진을 새롭게 구성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장관 임명을 전후한 청와대와 법무부 갈등설에 따른 문책 인사로 비쳐질 것을 우려, 고심해왔다. 이 점도 이번 인사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 광주고검장에는 사시13회 동기인 정충수(鄭忠秀) 대검 강력부장과 김원치(金源治) 대검 형사부장 중 한 명이 유력하다. 또 검사장에는 사시17회의 안대희(安大熙) 서울고검 형사부장과 사시18회의 고영주(高永宙) 서울지검 동부지청장, 정동기(鄭東基) 서울고검 공판부장 신언용(申彦茸) 서울고검 송무부장 등 7, 8명 중에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