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병합에 기여한 공으로 일본의 작위를 받기까지 했던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들이 현재 국가소유인 땅이 원래 송병준의 소유였다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민사합의1부(김윤기·金潤基 부장판사)는 9일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씨(57) 등 7명이 국가를 상대로 경기 파주시 장단면 석곶리 일대 2필지 19만5000여㎡(공시지가 8억여원)의 소유자 명의를 국가에서 자신들로 변경해 달라며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측이 주장하는 토지가 송병준의 소유였음을 밝혀줄 증거가 불충분하고 국유지 편입절차도 정당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소송을 수행한 파주시청은 조선총독부관보와 정부기록보존소의 당시 지적원도 등을 확인해 국유지 편입이 정당하다는 점을 밝혀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송씨 등은 증조부인 송병준이 1916년 초지였던 이 부지를 개간해 대금을 국가에 납부하고 정당하게 취득한 재산인데도 국가가 광복 이후 국유지로 편입했다며 정당한 상속인인 자신들에게 돌려달라는 소송을 99년 10월 냈다. 송씨 등은 95년 전국에 걸쳐 520만여평에 이르는 송병준 명의의 토지를 되찾아 사회복지단체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나 경기 양주군과 강원 철원군의 소규모 토지만을 재판을 통해 되찾았고 인천의 산림청 소유 토지 6200여평에 대해서는 95년 소송에서 패소했다. 97년에는 이완용의 후손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대지 700여평을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며 되찾아 시민단체 등이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