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인 ‘황새’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사진)의 은퇴 무대는 어디가 될까.
일본프로축구 전기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으면서 그의 거취가 양국 축구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가시와 구단은 최근 팀 창단 이후 최다인 6연패 타이를 기록하며 12위로 추락하자 8일 잉글랜드 출신 스티브 패리먼 감독을 경질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히카르디뉴를 영입하는 한편 브라질 크루제이루 사령탑을 맡고 있는 마르코 아우렐리로 모레이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황선홍의 방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 이미 브라질 출신 선수 2명을 보유한 가시와가 히카르디뉴까지 영입,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3명을 초과한 데다 팀 색깔이 브라질축구로 개편돼 용병 선수인 황선홍의 입지가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황선홍이 이처럼 코너에 몰리게 된 것은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소속팀에서는 부상으로 복귀 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후기리그에서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드컵 직후 황선홍에게 뜨거운 관심을 표출한 미국프로축구(MLS)가 그의 은퇴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프로팀은 이미 지난달 말 선수 등록이 마감돼 복귀하더라도 올 시즌 K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고 유럽프로축구 진출도 나이가 많아 어려운 형편이다. 일본프로축구 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도 이미 때를 놓쳐 여의치 않다.
때마침 MLS 뉴욕-뉴저지 메트로스타스가 황선홍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축구영웅 로타르 마테우스가 뛰었던 메트로스타스는 미국 내 한인지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어 황선홍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이미 서부지구 명문 LA갤럭시도 황선홍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만큼 황선홍이 마음만 먹는다면 MLS 진출은 급류를 탈 전망이다.
기시와는 17일 이와타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전기리그를 마감한다. 황선홍이 남은 2경기에서 건재함을 보여 준다면 그의 바람대로 일본 내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도 기대해볼 만하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