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회장 허봉렬 서울대의대 교수)와 동아일보사가 5월초부터 12주 동안 펼친 ‘비만 탈출 건강 체중 지키기’ 행사의 마무리 모임이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건강증진학회 소속 의사들은 중도에 탈락한 1명을 제외한 도전자 9명의 살빼기 과정을 심사해 14㎏을 뺀 최미경씨를 1위, 신옥주 원용석 이태영씨를 공동 2위로 선정했다. 수상자들에게 아래의 다섯 가지를 물었다.
1.어떻게 살을 빼왔나?
2.살을 빼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3.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4.살을 빼니 무엇이 달라졌나?
5.다른 비만 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미경씨 "운동 재미붙여 옷고르는 재미"▼
1. 우선 평소 많이 움직였다. 사무실이 지하 3층에 있는데도 석 달 가까이 한번도 엘레베이트를 타지 않았다. 한 달 반 동안 매일 퇴근 뒤 2, 3시간 동안 집부근에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구의 호수공원을 걸었고 1시간 동안 수영을 했다. 이후에는 매일 1∼2시간을 헬스클럽과 수영장에서 보내고 있다. 하루 세 끼를 꼭 챙겨 먹었다. 아침에는 지각을 하는 한이 있어도 꼭 밥을 먹었다.
2. 저녁을 먹을 때 밥과 반찬을 저울로 재고 먹었는데 처음에는 식사량이 3분의 1로 줄어 밤에 배가 고파 눈물이 핑 돌았다. 월드컵 때 응원 모임에 가지 않고 운동만 하자 주위로부터 ‘한국 사람이 아니다’‘매국노’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3. 비만 때문에 직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다. 살을 빼는데에도 계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4.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시작했는데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 가끔 술도 마시고 폭식도 하는데 살이 곧바로 불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운동이 힘들었는데 이제 재미가 있다. 식탁에 음식이 남았어도 손이 가지 않는다. 백화점에 맞는 옷이 있다는 기쁨도 크다. 비만 때문에 임신이 위험하다고 진단받았는데 조금 더 살을 빼서 아이를 가질 예정이다.
5. 과학적 살빼기 만이 살이 빠졌다 금세 다시 찌는 ‘요요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옥주씨 "집에 헬스장 꾸며 틈날때마다 운동"▼
1. 세 끼를 다 먹으려 애썼다. 아침은 우유와 빵, 점심은 냉면, 저녁은 밥을 주로 먹었다. 비만 때문에 발목 관절을 상하고 난 뒤 제대로 살을 빼야겠다고 다짐했다. 지하실이 넓은 곳으로 이사하고 여기에 헬스장을 따로 마련, 틈나는대로 운동했다.
2. 한동안 아들과 말다툼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살이 잘 안빠졌다. 아들에게 휴전을 제의했다.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의 비만 치료비를 대줬고 그 돈으로 하루 1∼2시간 수중운동을 하고 있다.
3. 역시 계기가 중요하다.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아들이 손을 꼭 잡아주며 ‘건강을 위해 살을 빼라’고 말한 순간을 잊지 않았다.
4. 이전에는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찼는데 그런 일이 없다. 아침에 몸이 붓는 일이 없어졌고 아들이 “엄마 예뻐졌다”고 놀린다.
5. 이전에 중국산 다이어트약, 단식원 등을 경험하고 몸만 상한 적이 있다. 정상적으로 살을 빼야 살이 빠지고 건강도 찾는다.
▼원용석씨 "식생활 일기통해 식사량 줄여야"▼
1.먹는 습관과 관련한 생활일기를 써왔다. 그랬더니 밥 먹는 시간이 일정해졌고 규칙적으로 정량만 먹게 됐다. 처음에는 8000보를 걷다가 조금씩 늘려 지금은 1만보 이상을 걷는다. 출퇴근시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는다. 점심은 콩국수를 간단히 먹고 저녁 양도 줄였다.
2. 월드컵 때 친구들과 응원하며 ‘어어’하는 순간 맥주를 마셔 금세 술살이 올랐다. 하루 1만5000보씩 걷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3.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데 당뇨병 전 단계인 ‘대사 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건강을 위해서 살을 빼야 했다.
4. 몸이 가벼워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피로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일의 능률도 올랐다.
5. 다방면에서의 지식 등 모든 면에서 ‘중간 이상은 된다’고 생각했는데 살을 빼면서 ‘내가 정말 무식했구나’하고 절감했다. 대부분의 샐러리맨이 ‘밥 안먹어도 살찐다’‘운동해도 살찐다’ 등 ‘카더라 통신’에만 의존한다. 비만이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리나 살이 빠지는 메커니즘을 알고 과학적으로 살을 빼야 성공한다.
▼이태영씨 "살빼기 비법없다. 강인한 의지 중요"▼
1. 처음에는 집 부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40분 가량 뛰었는데 조금씩 늘려 지금은 80분 동안 걷다가 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학교 수위아저씨가 ‘밤이면 나타나는 여자’라고 말할 정도다. 저녁을 적게 먹으려고 늦게 퇴근하곤 했으며 요즘엔 허기지면 물을 많이 마신다.
2. 이전에는 편한 살빼기만 시도했는데 역시 운동과 식사요법을 병행한 것이 성공 비결인 것 같다.
3. 외국 유학 중인 친구들이 방학이라고 귀국했어도 만나면 음식을 많이 먹을 것 같아 자주 모임에 가지 못했다. 친구들아, 미안∼.
4. 건강해지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중 1 때 체중까지 내려갔다. 이제는 ‘아름다움’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
5. 다이어트에 비법은 없다. 확실한 계기와 의지력, 운동, 식사조절이 결합돼야 성공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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