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새벽'출간 기념사인회에 참석한 최인호씨.
10일 오후 3시 서울의 한 대형서점 중앙복도. 소설가 최인호씨의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기념 사인회가 1시간 동안 열렸다.
최씨는 종교적 분위기가 짙은 책 성격에 맞춰 ‘찬미예수’라는 문구 아래 독자이름을 쓰고 서명을 했다. 그는 “주방장과 작가는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는 옛말이 있다.(웃음) 그러나 이런 기회를 통해, 독자들과 대면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 전날 같은 장소에서는 ‘달라이 라마와 만난 도올’을 펴낸 김용옥씨의 사인회가 열렸다.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사인회에 참석한 이순우씨(30·회사원)는 “사인회는 유명 저자를 실제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저자 사인회는 독자와 저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사은(謝恩)’의 성격에, 새로 나온 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되는 행사.
신간 출간 기념사인회에 참석한 도을 김용옥씨.(조이영 기자)
7월말 방한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출간 기념 사인회에는 1000여명의 독자들이 참석해, 예정된 1시간을 넘겨 4시간여 동안 사인회가 이어졌다. 모두 800여권이 팔려나가 서점에 있던 책이 모두 동났을 정도.
하지만 저자의 지명도가 낮은 경우 저자와 행사 진행요원만 덩그러니 있는 썰렁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교보문고의 관계자는 “이런 경우 주변 사람들을 독려해서 가보라고 하거나, 행사 담당자가 직접 책을 사서 들고 가 사인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인회는 일부 작가와 연예인과 방송인으로 한정돼 독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