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국가와 기업의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선정한 세계 100대 경제주체 가운데 한국이 4570억달러로 12위를 차지했다. UNCTAD는 2000년도 세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다국적 기업의 매출 및 수익 등 부가가치를 조사, 세계 100대 경제주체를 12일 발표했다.
미국은 GDP총액 9조8100억달러를 기록, 2위 일본에 비해 배가 넘는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가 톱10에 랭크됐다. 11위는 스페인이며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는 대만(16위) 홍콩(26위) 인도네시아(29위) 태국(31위) 싱가포르(40위) 말레이시아(41위) 필리핀(43위) 등이 50위 안에 들었다.
한편 100대 경제주체 가운데는 다국적 기업이 29개나 들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덩치가 큰 다국적 기업들이 일부 국가의 경제규모를 앞서고 있는 것.
90년 24개 기업이 100위 안에 든 데 비해 10년 동안 100위권 내 기업은 5개 더 늘었으며 세계 GDP에 기여한 비율도 3.5%에서 4.3%로 한층 커졌다.
미국 정유사 엑슨모빌은 630억달러로 45위를 차지해 다국적 기업 가운데 가장 경제 규모가 컸다. 이는 파키스탄(620억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며 우루과이와 튀니지, 룩셈부르크의 경제 규모를 합산한 것보다도 더 크다.
반세계화론자들은 “다국적 기업의 거대 자본이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들을 세계 무역시장에서 밀어내고 있어 초국가적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