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연구팀이 1000억 번 쓰고 읽기를 반복해도 정보가 손실되지 않는 탁월한 성능의 F램 메모리 소자를 만들 수 있는 신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F램은 수백만 번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 정보가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인데다 고속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고 소비전력도 적어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장현명(49·張鉉明) 교수팀은 비스무스-네오디뮴-티타늄 계열의 신물질을 이용해 자발분극이 매우 크고 반영구적으로 정보를 쓰고 읽을 수 있는 획기적인 F램용 박막 커패시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최고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8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F램은 높은 주파수의 교류 전기장에 의해 유도되는 전기 쌍극자의 방향성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메모리 소자로, 커패시터의 전기 쌍극자 방향이 양일 때는 '1' 음일 때는 '0'으로 대응시켜 2진법에 의해 정보를 기록 재생한다. 자발분극이란 단위 부피 당 발생하는 전기 쌍극자의 크기로, F램에서는 이것이 클수록 신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도시바 히다치 등 반도체업체는 F램 메모리 개발에 PZT(납-지르코늄-티타늄)와 SBT(스트론튬-비스무스-티타늄)라는 재료를 주로 이용해 왔으나 전자는 반복해 읽고 쓰면 정보가 손실되고, 후자는 700℃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만 제작이 가능하다는 단점을 각각 지니고 있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발전시키면 현재 D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가 F램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