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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칼럼]이천수의 10년 후?

입력 | 2002-08-14 15:24:00


요즘 이천수 선수의 자서전으로 '사이버 관중석' (음~ 요 표현 마음에 드는데?)이 시끄럽다. '역시나 싸가지 없다'에서부터 '어린 선수가 뭘 아냐? 옆에서 관리해 주는 사람들의 불찰이지'까정... 필자는 그 책의 목차를 어디에선가 보고...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긴 했다. '스타'에 둔감한 편인 필자가 이 정도라면 아마도 꽤나 많은 팬들도 궁금해 할 수 있었을 것인데...

많은 이천수 선수의 팬들이나 '안티-이천수' 그룹이 그 책을 이미 읽은 후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 결론은 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이천수의 헤어스타일서부터 그의 골 세러머니까지... 그냥 '이천수'하면 주는 것 없이 싫은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이천수의 찢어진 눈매나 날쌘돌이 돌파, 그리고 그의 '방송용 배포'까지... 그의 모든 게 좋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을 굳이 정리하자면 한가지만은 분명하고 또 다른 한가지는 좀 알딸딸하다.

첫째, '사이버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가고 라면 사발이 날아가면 갈수록 이천수 선수 자서전을 기획했던 회사, 출판사, 매니지먼트사... 입이 귀에 걸릴 것이란 사실... 이천수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반응' (+ 또는 -) 자체가 그들의 당초 의도 그대로 따라가 주는 것이란 사실... 물론 그들 역시 조만간 슬슬 '수위 조절'을 해 나가겠지만... 이천수 선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기타 '사이버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자서전에 대한 논쟁을 유도해야 할 것이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이천수 선수가 '죽음보다도 싫은' 유저들은... 그냥 '흥!! 놀고 있네' 정도의 반응만 보여주면 끝! 무관심만큼 혹독한 반응은 없다.

또 한가지 아직은 깔끔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부분... 과연 10년 후에 우리는 이천수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인가?? 왜 자꾸 허재란 이름이 떠오르는 지 모르겠다. 분명히 얘기해 두지만... 실력 측면에서 볼 때 허재가 스무살 때 한국 농구 계에 몰고 왔던 충격은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준 이천수의 실력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다만, 향후 10년간 이천수 선수가 많은 사람들의 불신과 의심을 뛰어 넘어 (본인 말대로) 빅리그에 진출해서 차범근 만큼의 활약을 한다는 '이천수 틱한' 가정을 해 본다면... 10년 후에 우리는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이란 말인가? 허재를 사랑하는 이들이 어디 그의 '싸가지 있음' 때문에 그런 것이었던가?? 학부형의 나이인 그가 아직도 심판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쌍욕을 해대는 모습이 아직도 종종 TV 카메라에 잡히는 현실이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도 현역에서 약체팀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그에게 이젠 '연민의 정' 같은 걸 느껴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말 된다. 그렇다고 해도 그토록 많았던 '안티-허재' 집단들이 한 순간에 모조리 다 '연민의 정'에 꼬랑지를 내리게 된 건 아닐 것이다. 그럼 과연 무엇이 '이 세상에서 가장 싸가지 없는 스포츠 스타'라고 한때 불리던 허재를 지금의 허재로 바꾸어 놓은 것인가?? 그 핵심엔 허재의 '공 가지고 노는 실력'이 있을 것이다.

전성기 때 허재 만큼의 실력만 이천수가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그의 싸가지 정도는 용서해 줄 수 있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다. 필자의 솔직한 심정은 그렇다. '그래, 천수야! 허재 만큼만 독보적으로 축구장에서 펄펄 날라봐라. 한 10년 만... 그래서 니가 뛰는 팀 때문에 리그 자체가 재미없어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무지막지한 축구를 한번 보여주라... 까짓것, 니 덕분에 월드컵 4강 한번 더 가자... 그렇게만 되면 싸가지 아니라 뭐래도 내 널 위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대변하며 명전이라도 한판 쓰마!!'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