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아닙니다. 꼭 다시 돌아옵니다.”
31세의 늦은 나이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프로야구 LG 서용빈의 얼굴은 착잡했다. 그러나 ‘희망’이란 두 글자를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 고별 경기에 나선 서용빈은 “주장으로서 중요한 시기에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 올 시즌을 꼭 마치고 가고 싶었는데…”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서용빈은 “군복무를 하면서도 체력관리를 열심히 해 2005년에 꼭 팬 앞에 다시 서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나이는 문제가 안 된다. 원래 목표가 40세까지 뛰는 것이었다. 제대하면 34세이다. 현재 40세가 다 될 때까지 뛰고 있는 선배도 있고 외국에서는 40을 넘긴 선수가 흔하다. 꼭 다시 복귀해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경기장을 찾은 1만여 LG 팬들은 구단측에서 제공한 서용빈의 백넘버 62가 새겨진 노란 수건을 경기 내내 흔들며 열띤 응원을 해 서용빈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LG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서용빈을 헹가래 쳐줘 마음을 달래줬고 LG구단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는 팬들을 위해 간단한 ‘이별식’을 치러줬다. 서용빈은 이별식에서 팬들에게 “사랑합니다. 꼭 돌아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서용빈은 19일 입대해 28개월 동안의 공익근무를 마친 뒤 2004년 말 제대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