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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사랑방]아마추어는 퍼팅 연습을 싫어한다?

입력 | 2002-08-16 10:54:00


모든 샷 중에서 퍼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쾌한 장타를 날리는 것도 좋지만 퍼팅 뒤 공이 홀(컵)로 ‘땡그랑~’ 하고 떨어지는 경쾌한 소리는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바로 이 한 번의 퍼팅으로 천국과 지옥이 나뉘었다. 7월2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뉴러셸의 와이카길CC에서 끝난 빅애플클래식에서 박희정(CJ39쇼핑·사진)과 한희원(FILA)의 대결. 박희정은 14언더파 270타로 한희원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10개월 만에 다시 우승했고, 한희원은 18번홀에서 2m짜리 퍼팅을 아깝게 놓쳐 첫승의 꿈을 접어야 했던 것.

물론 박희정이 한희원보다 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던 이유도 있다. 후원자가 없어 미국 LPGA투어 생활을 포기하려 했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는데, 마침 CJ39쇼핑이 후원자로 나서서 이번 기회에 우승으로 보답하려 했던 것. 그러나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단 한 번의 퍼팅이었다.

퍼팅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는 많다. 7월26일 여주 스카이밸리CC에서 끝난 김영주패션인비테이셔널 최종일 경기. 선두다툼을 벌인 ‘필드의 패션모델’ 강수연(아스트라)과 제주 출신의 한지연(하이트맥주)이 18번홀에서 접전을 펼쳤다. 강수연은 3m짜리 훅라인을 잘 골라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역전 우승했다. 반면 한지연은 눈감고도 넣을 수 있는 80cm 거리의 퍼팅을 실패해 7년 만의 첫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처럼 퍼팅은 매우 중요하다. 파4홀에서 2온을 시켜놓고 퍼팅을 서너 차례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도 피가 마를 것이다. 그럼에도 아마추어들은 어찌 된 일인지 퍼팅 연습을 별로 하지 않는다. 연습장에서 보면 대개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을 휘둘러대고 있다. 퍼터는 여전히 낮잠만 자고.

9월 시즌을 앞두고 연습법을 달리해 보자. 먼저 퍼팅을 300개쯤 해본 뒤 어프로치 등 숏게임을 연습하고 드라이버는 맨 나중에 하는 것이다. 남은 여름기간에 이런 연습을 반복한다면 5타 이상은 분명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골프는 참 묘한 운동이다. 시작할 때의 조그만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