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화가 김점선씨에게 찾아 온 오십견은 그에게 새 세상을 열어줬다. 어깨가 아파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그가 생각해낸 것은 컴퓨터. 손목과 손가락 힘만 있으면 될테니까.
사방 10cm의 손바닥만한 그림판, 테블릿(tablet)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이 작업을 “컴퓨터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에게 몰입해 가는 성실하고 진솔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고백한다.
‘나는 치마를 펄럭이면서 하늘에서 걷는다.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솩솩 지나간다. 머리카락이 뒤로 훨훨 휘날린다. 나는 하늘에서 걷는다. 나는 말할 수 없이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