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한 북한 공연단이 창덕궁을 관람하고 나오던 중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한 남북대표단은 16일 폐막식을 갖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2박3일간의 일정을 끝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부문별 상봉 모임과 학술토론회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오후에는 창덕궁 등을 둘러본 뒤 서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이날 오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 1층 무궁화볼룸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남측 백도웅(白道雄)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우리는 한 페이지의 위대한 새 역사를 썼다”고 선언한 뒤 고(故) 문익환 목사의 말을 인용해 “북녘의 형제들에게 ‘통일은 됐어’라고 외쳐주십시오”라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이에 “반만년 역사를 하나로 이어온 우리가 더 이상 갈라져 살 수는 없다”고 화답했다.
○…창덕궁을 관람한 북측 대표단의 송석환 문화성 부상(차관)은 “경복궁이 복원 공사중이어서 못 가봐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성의 구월산 삼성사의 경우 복원 공사에 5년이 걸리기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독도영유권수호를 위한 학술토론회에 참석한 강만길(姜萬吉) 상지대 총장은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독도수비대에 상징적으로 남북 병력이 함께 주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북측 대표로 나선 허종호 조선역사학회 회장도 “일본이 독도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역사를 위조하는 억지스런 행위이며 해외침략 의지의 발현”이라고 호흡을 맞췄다.
○…몽양 여운형(夢陽 呂運亨) 선생의 셋째딸 여원구(呂鴛九) 조국전선중앙위원회 의장은 이날 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서훈 추서를 청원하는 운동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의장은 호텔 비즈니스룸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몽양 선생 추모사업회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자신의 이름과 주소 ‘평양시 보통강구역 류경2동’을 입력하고 마우스 버튼을 눌렀다.
○…이날 오후 7시로 예정됐던 환송 만찬은 북측 대표단이 늦게 호텔에 돌아온 탓에 1시간50분이 지난 오후8시50분에야 시작됐다. 연회장에 들어선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만찬장에 자리잡고 있던 임수경씨를 알아보고는 “아들은 잘 크느냐”며 반갑게 안부를 묻기도 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