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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대도' 정수근 최연소 350도루

입력 | 2002-08-17 00:02:00


두산 투수 이경필(28)은 기아만 만나면 힘이 펄펄 났다.

1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기아의 경기. 두산 선발 이경필은 5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내주며 2실점으로 잘 던져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99년 10월3일 인천 현대전 이후 2년10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린 이경필에게 기아는 ‘보약과도 같은 존재’. 프로 통산 26승 가운데 3분의 1 가까운 8승(1패1세이브)을 기아전에서 거두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게다가 98년 8월22일 이후 기아의 전신인 해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뒤 기아전 7연승을 내달렸다.

99년 팔꿈치 부상으로 2000년 2월 수술까지 받은 이경필은 1년 반 동안의 눈물겨운 재활 끝에 지난 시즌 막판 복귀, 한국시리즈에서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거들었다.

올 들어 다시 부상으로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2군을 전전하다 7월 1군에 등록한 뒤 모처럼 값진 열매를 따냈다. 기아전에서 더욱 힘을 내는 이경필을 감안해 3년 만에 선발로 기용한 두산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셈.

이경필은 “너무 오랜만에 선발로 나와 설[4]다”며 “기아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잘 헤아려 던진 덕분에 그동안 승률이 좋았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날 두산 정수근은 1회말 오른쪽 안타를 치고 나간 뒤 3루를 훔치는 데 성공, 사상 4번째이자 역대 최연소(25세6개월25일)로 통산 350도루 고지를 밟았다.

게다가 정수근은 최근의 슬럼프에서 벗어나 이날 4타수 3안타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톱타자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 포수 홍성흔은 팀이 2-0으로 앞선 3회말 3점짜리 홈런을 날려 팀에 5점차 리드를 안기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두 기아를 4연패에 빠뜨린 두산은 4연패 후 2연승을 달리며 4위 현대를 0.5게임차로 바짝 추격,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재시동을 걸었다.

반면 기아는 12승 투수 키퍼를 선발로 내고도 연패 탈출에 실패하며 2위 삼성에 1.5게임차로 쫓겼다. 턱뼈를 다친 뒤 전날 복귀전을 치른 이종범은 4타수 2안타에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대전에서 LG는 12회 연장 접전 끝에 한화를 2-1로 힘겹게 누르고 3위를 유지했다. LG 이상훈은 9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시즌 7승째(1패11세이브)를 올렸다. 다승 공동선두(13승)인 한화 선발 송진우는 9이닝 동안 삼진 5개,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아쉽게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문학 경기에서는 SK가 꼴찌 롯데를 7-4로 눌렀다. SK 구원투수 조규제는 8회초 등판, 사상 3번째로 통산 150세이브를 달성했다.

한편 삼성과 현대의 대구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