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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온라인게임 "아시아를 내품에"

입력 | 2002-08-18 17:53:00


“아시아에 한국 온라인게임의 깃발을 꽂아라.”

“온라인게임에 편중된 코리아에 비디오게임의 둥지를 틀자.”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아시아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2000년 엔씨소프트의 대만 진출로 시작된 국내 업체의 ‘아시아 러시’는 2년 만에 20여개 업체, 게임수로는 40여개를 넘어섰다. 진출 초기에는 대만 일본 중국에 집중됐던 해외 시장도 최근에는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 게임시장에는 비디오게임이라는 ‘거인’이 등장했다. 올 2월 일본 소니사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정식 수입된 데 이어 올해 말 수입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는 ‘온라인게임 아성’ 한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 게임산업에 뺏고 빼앗기는 치열한 혈투가 시작된 것이다.

▽국내 게임업체의 해외 진출 봇물〓게임은 크게 △오락실용 게임인 아케이드 게임 △PC패키지 게임 △인터넷 게임사이트에 접속하는 온라인 게임 △PS2와 같은 게임전용기기를 이용하는 비디오게임으로 나뉜다. 세계 게임시장은 비디오게임이 60%로 주류지만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점유율 30%로 아케이드 게임(50%)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의 활약상은 눈이 부실 정도.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를 서비스하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에 작년 한해 총 해외매출(8억5000만원)보다 3배 많은 27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상반기 전체 매출 56억원의 절반(48%). 엔씨소프트, 위즈게이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상반기 해외 매출 역시 작년보다 각각 2배, 3배씩 늘었다. 이제 막 중국에 진출한 웹젠의 ‘뮤’, 트라이글로우픽쳐스의 ‘프리스톰테일’ 등은 벌써부터 하반기 대작(大作)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가 아시아로 가는 까닭은〓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초고속 인터넷망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으며 인터넷 이용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 대수는 올 1월 현재 1254만대, 인터넷 이용자수는 337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게임 이용자로 추정되는 30세 이하 인구는 2200만명으로 한국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방콕과 자카르타 등 동남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PC방은 온라인게임의 마케팅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백일승 부사장은 “이 지역은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데다 현지 인터넷망 사업자들이 회원가입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로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만과 태국에 진출한 그라비티의 정병곤 사장은 “게임은 소비자에게 문화적 이질감 없이 접근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한국 게임이 아시아지역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동아시아 문화권이라는 문화적 동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군침 흘리는 비디오게임〓세계 게임산업의 큰 흐름인 비디오게임은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이 1.6%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비디오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비디오게임이 올 1월 말까지 일본상품 수입제한조치에 따라 판매가 금지됐기 때문. 여기에 게임을 위해 30만원대에 육박하는 고가의 하드웨어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점도 PS2가 고전하는 이유다.

하지만 7월 초 PS2가 가격을 25%가량 내리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 가격인하 이후 한 달 동안 5만대가 팔려 지난 6개월간 총판매대수 12만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여기에 올 연말 MS의 X박스가 수입돼 본격적 마케팅이 시작되면 국내 게임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윤여을 사장은 “한국은 그동안 하드웨어 보급대수가 30만∼40만대에 불과해 해외 비디오게임 관련업체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면서 “하지만 한국 게임시장이 연평균 20%씩 고성장하고 있어 외국업체들이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산업이 살아남는 길〓미국 일본 등 대형 게임사의 ‘안방 진출’과 중국 대만의 맹렬한 추격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속마음은 편치 않다. 온라인 분야에서는 한국 게임이 아직까지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온라인게임에 진출하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위즈게이트 손승철 사장은 “200여개를 웃도는 군소 게임개발사가 난무하는 한국 게임산업 구조로 소니, EA(미국) 등 외국의 메이저 게임개발사와 경쟁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업체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힘의 집중과 제작단계부터 게임개발에 참여해 대작을 키우려는 게임유통사들의 투자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백일승 부사장은 “온라인게임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서비스, 서버운영능력 등 운영노하우가 중요하므로 이 방면에 경험이 많은 한국업체가 1, 2년 내에 추격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교열위에 있는 그래픽이나 시나리오 등에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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