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박찬호가 지난 19일 마이너리그에 등판하여 3이닝 동안 9안타 9실점이라는 최악의 피칭으로 패전했다.
특히 4회초에는 단 한 명의 타자도 아웃시키지 못한 채 7실점을 기록하는 등 텍사스 레인저스의 제 1선발투수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성적을 거둔 것.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날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박찬호는 자신의 투구에 실망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자신이 선발 등판했던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운동장을 떠나버렸다.
기자들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마이너리그 팀이긴 하지만 홈팀의 바비 존스 감독에게 인사 한 마디 없이 운동장을 빠져나간 것. 그래서인지 박찬호에 대한 질문에 존스 감독은 기분이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첫 입성하여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을 때 주심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던 때가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메이저리그 초년병 시절과 지금의 찬호와는 그 위치가 틀린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리 연봉을 많이 받는 스타 선수가 되었다 할지라도 기본 자세만큼은 갖추어야 하는 것.
이날 경기에서도 부상 이후 컨디션 점검차 투구를 했다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에이스 투수가 마이너리그에서 난타를 당했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박찬호가 경기에 대한 정신 자세가 전보다 많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만약에 정신 자세의 문제가 아니라면 그건 더 심각하다. 그것은 곧 박찬호의 기량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할 테니까 말이다.
90년대 말 어려운 시기를 맞았던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던 영웅 박찬호.
박찬호가 다시 일어서서 우리 모두의 영웅으로 재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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