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오수연 글 남유소 그림 / 95쪽 7500원 명예의전당(초등 3학년 이상)
여섯살 진이는 부모가 사이가 좋지 않아 할머니와 산다. 아빠는 자주 오고 엄마는 가끔 왔다. 아빠가 오는 날에는 엄마가 안 오고 엄마가 오는 날에는 아빠가 안 왔다. 엄마나 아빠가 오는 날에는 할머니는 엄마나 아빠를 앉혀놓고 그 앞에서 꼭 울었다. 진이는 장난감을 사 주지 않아도 좋고 매일 야단을 쳐도 괜찮으니까 다른 아이들처럼 아빠 엄마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른들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며 진이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빠. 그 아빠를 위해 진이가 몰래 준비한 선물이 있다. 할머니는 찹쌀을 찾다가 방구석에 숨겨진 흉물스러운 물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검은 깃이 빠져나와 있으니 새의 주검이 틀림없다. 진이가 한 마리씩 신문지로 싸고 정성스레 포장해놓은 까치가 세 마리나 된다. 진이는 어른들에게는 끔찍하기만한 죽은 까치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것은 나름대로 진이의 정성어린 선물이었다. 할머니는 세 마리 까치를 앞에 두고 계속 눈물만 흘렸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