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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가슴 울리는 저음의 선율 ´김지연의 프로포즈’

입력 | 2002-08-20 18:08:00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32)이 새 음반 ‘김지연의 프로포즈’를 선보였다. 이 음반은 김지연이 ‘노래’하는 ‘G선 위의 아리아’다. 물론, 바흐 ‘에어’를 편곡한 ‘G 선상의 아리아’는 들어있지 않다.

G선은 바이올린의 네 현(絃)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내는 현. 첫 곡으로 실린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부터 첼로소리를 연상시키는 쓸쓸한 저음의 노래가 펼쳐진다. 단지 낮은 소리를 사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깊게, 속도를 줄여 목멘 듯 그어대는 활의 효과가 첼로를 연상시키는 쓸쓸한 표정으로 그의 노래를 장식한다. 물론 G선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그렇다면 바이올린의 매력을 반감시킬테니까.

이번 음반은 김지연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국내 제작사(아이드림 미디어)의 손끝에서 나온 첫 음반이고, 6년의 공백을 깨는 새 녹음이며, 그가 낸 첫 크로스오버 음반이기도 하다.

너도나도 크로스오버에서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하는 풍조에는 저항감이 들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템포를 조여주고 풀어줌을 능수능란하게 보여주는, 그리하여 작은 악구(樂句)하나에도 미소가 감도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일 줄 아는 김지연에게는 크로스오버 음반 하나 쯤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바도 아니다.

음반에 실린 레퍼토리는 조수미의 노래로 유명해진 발페의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네’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비롯해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천국’ 중 사랑의 테마,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사랑의 찬가’ 등. 조수미의 ‘온리 러브’를 탄생시킨 명 프로듀서 에토레 스트라타가 제작 감독을 맡았고, 안트리오의 ‘안플러그드’에서 빼어난 솜씨를 보여준 케빈 번치가 대부분의 작품을 편곡했다.

덴온사에서 나온 프랑크 소나타 A장조 음반 등에서 인상깊은 명 반주를 들려준 ‘오랜 파트너’ 에구치 아키라도 세 개의 트랙에 찬조 출연했다. 두 사람은 9월 2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갖는다.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2번과 이번 음반에 수록된 소품들을 선보인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