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불안요인은 있다.”
20일 잇따라 열린 △경제장관회의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 대표 간담회 △박승(朴昇) 한국은행총재와 경제전문가 간담회 등에서 나온 대체적 결론이다.
이날 연쇄모임에서 정부와 전문가들은 하반기 한국 경제도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경제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고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부진,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 부동산가격 급등, 유가급등 등 곳곳에 ‘복병’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혹시 있을 수 있는 국내경기 하강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 부총리는 경제장관회의에서 “전반적으로 볼 때 미국 경제의 이중 침체(더블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 경제정책 기조를 현재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중수(金仲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신중히 대응해야겠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KDI로서는 올 3·4분기 6.3%, 4·4분기 6.4%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현재로서는 수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 경제를 어둡게 하는 불안요인들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특히 상반기중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정책기조는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도 국내외 침체위험 요인이 많은 만큼 탄력적인 정책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윤호(李允鎬) 원장도 “최근의 국제유가 불안 등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에 애로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값 급등도 걱정거리로 꼽혔다. 박승 총재 주재 간담회에서 민간 경제전문가들은“최근 부동산가격 상승은 ‘금융완화정책’으로 늘어난 대기성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현재의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으로는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