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스포티’브랜드 ‘블랙버드V’ TV 광고 중 프라하 편. 사진제공 한국타이어
‘자동차 바퀴도 골라 끼우는 재미가 있다.’
자동차는 소비자가 제조업체와 차종, 브랜드 이미지를 따져보고 고르지만 타이어 엔진오일 등은 딸려 나오는 대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이들 부품도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고르는 최종 소비재로 바뀌어 가고 있다. 타이어업계의 마케팅 타깃도 협력업체인 카센터나 대리점에서 최종 소비자인 운전자로 옮겨가는 추세.
최근 2, 3년간 자동차를 개조하고 꾸미는 튜닝 시장이 매년 약 40%씩 커져가고 있다. 타이어 등 부품 용품이 소비자 취향대로 골라 쓰는 ‘패션 소품화’된 것.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업체에 부품으로 납품하는 것은 주행성능 소음 제동력 접지력 등 각 항목의 기준치를 일정 수준에서 고루 충족시키는 ‘흑테 타이어’.
그러나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교체 시장에서는 특정 기능을 향상시킨 브랜드 타이어로 소비자를 직접 공략한다. 제동력과 급회전시 안정성 등을 강화한 ‘스포티’ 이미지의 블랙버드V, 부드러운 승차감을 강화한 옵티모클래식, 초고성능 광폭타이어(UHP) 벤투스로 브랜드 라인을 갖췄다.
금호타이어도 UHP급 엑스타, 대중 브랜드 솔루스, 프리미엄 브랜드 세렉스로 시장을 세분화했다.
오랫동안 한국, 금호 양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미쉐린, 굿이어 등 해외 업체가 영업을 강화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소비자 마케팅이 중요해진 이유다.
엔진오일도 SK의 ‘지크’, LG칼텍스정유의 ‘시그마’ 등으로 고급화 브랜드화 되면서 ‘골라 쓰는’ 제품이 되고 있다. SK에 따르면 엔진 오일 교체 때 특정한 브랜드를 지정하는 운전자 비율이 30%에 이른다.
LG경제연구원의 이상규 선임연구원은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듯이 타이어도 깔끔한 매장에서 각 브랜드를 비교하며 쇼핑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며 “구멍가게형 카센터에서 전문 프랜차이즈나 대형 유통업체로 유통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할인점에 경정비, 타이어 매장이 들어오고 룸미러 장식용품 카시트 등으로 구성된 자동차 용품 코너가 마련되는 것 등이 그 실례. 금호타이어는 타이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유럽은 유로마스터 퀵핏 등 대형 전문 유통 매장이 타이어 등 자동차 부품 용품 유통의 60%를 넘게 점유하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