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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멋집]´어깨 힘 뺀´ 이탈리아 식당 ´올리브가든´

입력 | 2002-08-22 16:08:00

일터인 m.net방송사와 가까워 ‘올리브 가든’에 자주 들른다는 방송인 전지나씨. 크림소스파스타와 치킨피자가 그녀의 추천메뉴다.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어깨에서 힘을 뺀’ 이탈리아 식당이 없을까. 원래 이탈리아 음식은 세계적으로 봐도 비교적 서민취향이고 값도 비싼 편이 아니라고 하던데, 서울에는 왠지 현란한 인테리어와 비싼 메뉴들을 앞세운 문턱 높은 곳들 뿐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올리브 가든’(02-544-4117)은 반바지에 샌들차림으로 가족들과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흰색 테이블보에 검은색 의자, 베이지색 단촐한 주방가구들이 시선을 편하게 해주며, 통유리로 돼 있는 정문 앞에는 화분들이 놓여 있어 가정집 같은 분위기도 난다.

이탈리아 음식이 원래 그렇지만 이 곳은 특히나 매콤하고 얼큰하고 짭짤한 한국식 양념을 많이 선호하는 느낌이다. 10, 20대들이 많은 로데오거리와 달리 30, 40대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올리브 가든측의 설명이다.

(위)'홍합 매운탕'을 연상시키는 '나티보'

‘홍합 매운탕’으로 착각할 정도인 ‘나티보’는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다. 마늘향이 진동하는 가운데 면과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져 있다. 저녁 늦은 시간에는 화이트 와인을 ‘소주’삼아, ‘나티보’를 ‘술국’삼아 먹는 사람들도 많다. ‘골뱅이무침’이 연상되는 ‘프리마베라’ 샐러드는 골뱅이에 브로콜리, 버진올리브 소스 등을 섞어 만들었다. ‘꼬레아’로 이름붙인 파스타는 김치와 고추장을 섞은 양념과 소스를 사용했고 ‘뽀뽈로’ 파스타는 얼얼한 고추마늘소스가 향을 낸다.

치킨피자, 버섯리조토, 맑은 생선탕처럼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쑤고’탕 등은 이탈리아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도 ‘변칙 한식’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중장년층도 즐겨 먹는 메뉴다. 살찌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야채로만 이루어진 ‘베지테리아노’ 스파게티를 먹는다. 후식으로는 요거트아이스크림이 있어 입 안을 시원하게 해 준다.

문을 연 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우선 ‘분위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마침 VJ 전지나씨가 방송작가들과 함께 이 곳에 들렀다. 전씨는 “주로 일하는 m.net방송국과 가까워 즐겨찾는다. 사람들은 많지만 왁자지껄하지 않고 조용하고 아늑한 특유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만한 패션계 연예계 인사들이 전체 아홉 테이블 중 매일 한 테이블 정도는 차지하고 있는데, 실내가 넓지 않아 그들의 소근거림도 크게 들린다.

대부분의 요리가 9000∼1만4000원이라 비교적 저렴하다. 오후에는 커피와 차를 파는데 이 역시 주로 4000∼5000원이라 근처 카페에 비해 3000원 이상 싸다. 예약 가능. 쉬는 날은 없으며 발레파킹도 가능하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