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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프릭스’ 거대한 식인거미가 몰려온다

입력 | 2002-08-22 17:24:00

자이언트 거미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 ‘프릭스’. 특수효과가 볼만하다.사진제공 젊은 기획


‘프릭스’는 여름이면 등장하는 전형적인 괴물 영화다.

올 여름 극장가에 등장한 괴물은 자이언트 거미. 뱀과 함께 인종, 문화, 지역을 불문하고 인간들의 ‘원초적 공포’를 자극하는 거미들의 열연에 힘입어 99분간 더위를 잊게 한다.

거미를 쳐다보는 것조차도 끔찍해 하는 관객에게는 말 그대로 ‘재난 영화’나 마찬가지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쫓아올 만큼 빠른 점핑 스파이더부터 순식간에 타조를 땅 속으로 끌고가는 트랩도어 스파이더, 끈끈한 점액으로 먹이를 감싸는 스피팅 스파이더, 산란 장소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을 닥치는 대로 미이라로 만드는 암컷 오브 위버 스파이더 등 온갖 거미들이 떼로 등장하니까.

이 영화에서 거미가 내뿜는 공포의 원인은 무서움보다는 징그러움이다. 관객들이 지르는 비명 역시 ‘으악’보다는 ‘우웩’쪽이 더 많을 듯하다.

애리조나 주의 한 폐광촌. 산업폐기물에 오염된 강가의 귀뚜라미를 먹고 자란 거미들이 하루에 2, 3배씩 기형적으로 성장한다. 급기야 자동차 만한 크기로 자라난 식인 거미떼들이 마을을 덮친다.

‘프릭스’의 주인공은 거미광인 어린 아들과 사춘기의 딸을 둔 미모의 보안관 샘(캐리 뷰러)과 샘을 짝사랑한 끝에 마을을 떠났다가 10년만에 돌아온 광산 주인 크리스(데이빗 아퀘트). 두 사람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은 거미와 목숨을 건 한판 전쟁을 벌인다.

뻔한 전개, 뻔한 결말이지만, 중간중간 섞여있는 코믹한 장면들 덕분에 그다지 지루하지 않은 오락 영화. 극장문을 나서면 작은 거미는 귀엽게(?) 느껴진다. 30일 개봉. 12세 이상. 원제 ‘Eight Legged Freaks(여덟 개 발을 가진 변종괴물)’.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