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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찬호 ‘부활’을 던져라

입력 | 2002-08-22 17:30:00


‘코리안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사진)는 최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http://chanhopark61.korea.com/)에 글 하나를 올렸다. ‘짧은 흔적’이라는 제목으로 ‘기쁨과 슬픔은 영원하지 않으며 언제나 변하지 않을 도전만을 거듭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생관이 선다는 나이 30을 바라보게 되면서 남다른 삶의 지혜라도 터득한 것일까. 덧없는 희로애락에 매달리지 않고 묵묵히 새로운 길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깨달음같다.

24일 오전8시5분(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하는 박찬호는 이같은 ‘무심의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양키스가 어떤 팀인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최고 명문구단.

월드시리즈에서 26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연봉 총액이 가장 많은 스타군단이다. 올 시즌 들어서도 막강 화력을 앞세워 우승을 넘보고 있다. 주전 9명 중 알폰소 소리아노, 데릭 지터, 제이슨 지암비, 버니 윌리엄스 등 상위 4명이 3할 타자. 팀내 8명이 두자릿수 홈런을 때렸으며 팀홈런 187개로 양대 리그를 통틀어 1위다.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양키스전에 나서는 박찬호는 오히려 욕심보다는 마음을 비워야할 상황. 강타선을 상대하기도 버거워 보이는 데다 선발 예정된 양키스 마이크 무시나는 시즌 팀내 최다인 15승을 거두고 있는 사실상의 에이스라 동료들의 타선 지원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박찬호는 최근 마이너리그 시험 등판에서조차 3이닝 9실점의 형편없는 투구를 보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올 시즌 거듭되는 부상과 부진 속에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박찬호에게는 부활의 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일전이 될 수 있다. 심적 부담을 떨쳐버리고 양키스의 불같은 타선에 맞불을 놓는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그게 시즌 18경기만에 뒤늦게 찾아온 5승이라면 물론 최상이겠지만 설사 승패에 상관없이 마음껏 도전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남은 시즌 박찬호가 자신감을 되찾기에 충분할 것 같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밟고 싶다는 양키스타디움. 과연 박찬호에게 ‘꿈의 구장’이 될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