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잘 소개한 책을 참고해 지난 한달 동안 유럽 10여개국을 여행했다. 유명하다는 관광지들 중에는 “뭐야? 이런 것쯤은 한국에도 있잖아…”하는 실망감을 안겨주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실망감을 그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해마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그들은 관광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더 크게 다가왔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것이 상품화될 수 있는 요즘, 무언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전략 또한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세계 3대 ‘썰렁한 관광지’로 손꼽힌다는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천명의 관광객이 모인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작은 바위 하나를 보기 위해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날을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 때론 한국의 ‘겸손의 미덕’보다는 ‘포장과 상품화의 미덕’도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김새롬 서울 마포구 대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