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더라도 근무 환경 때문에 촉발된 질병이라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3단독 서태환(徐泰煥) 판사는 22일 겨울철에 외근 업무를 하다가 말초신경이 손상돼 손과 발 등에 통증이 생기는 ‘레이노병’에 걸린 여자 경찰관 조모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경찰관 임용 당시 아무런 피부질환이 없었는데 일선 경찰서 교통지도계에서 추운 날씨에 외근 업무에 종사하다 레이노병에 걸린 점이 인정된다”며 “이 병은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추위에 노출됐을 때 촉발된다는 의학계 소견이 있는 만큼 공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2000년 1∼8월 경기도 내 경찰서 교통지도계에 소속돼 교통단속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 손과 발이 시리고 아픈 증상이 생겨 병원에서 레이노병 진단을 받고 요양승인 신청을 냈으나 거부당하자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