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세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멀리 떨어져 있는 할인마트로 장을 보러 갈 때는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두 아이를 안고 버스에서 서서 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할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다섯 살, 세 살 된 아이들을 데리고 택시에 올랐다. 아이들은 한자리에 얌전히 있지 못한다. 뒷좌석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장난치고 조금은 부산했다. 난 아이들에게 계속 주의를 주었고, 운전사 아저씨 눈치를 봐가며 음료수 조금 흘린 것도 휴지로 닦아냈다. 운전사도 아이를 키워봤을 테니까 조금은 이해해 주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택시비를 낸 후 아이들을 하나씩 내려주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아저씨가 뒤통수에 대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어버렸다. “××, 더럽게 흘리고….” 차창을 발로 깨버리고 싶은 생각을 꾹 참고 집에 왔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타는 게 잘못됐다면 아예 승차 거부를 하지 승객의 뒤통수에 대고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일부 택시 운전사들은 마치 제왕 같다. 승객은 절대 시끄럽지 않아야 하고, 말 내용도 자기 비위에 맞아야 하고, 절대로 아이 손님은 안 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 희 서울 노원구 중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