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은둔의 땅’ 히말라야에서 난데없는 ‘콜라 전쟁’이 한창이다.
인도신문인 인디언 익스프레스지는 이번 주초 1면에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진 히말라야의 바위 사진을 실었다. 바위가 있는 곳은 인도 북부 히마찰 프라데시주의 마날리로흐탕 도로 주변. 해발 4000m의 이 도로는 히말라야 산자락을 관통하고 있다.
이 태고의 땅에 노란색 바위가 등장하게 된 것은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어느 때부턴가 이 도로 주변의 바위들에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로고가 칠해지기 시작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 ‘콜라 바위’가 늘어선 구간이 무려 50㎞나 됐다고 22일 보도했다.
페인트로 칠해진 바위들은 심각한 환경 파괴의 우려를 불러왔다. 바위들은 고산지역 생태
계를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인 이끼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
결국 인도 대법원이 칼을 뽑았다. 지난주 대법원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인도법인측에 로고를 칠한 경위를 소명하라고 명령했다.
대법원은 아울러 인도 국립 환경엔지니어링연구소측에 원상복구 방법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노란색 바위가 나타난 것은 이때부터다. 로고를 감추기 위해 노란색 페인트로 덧칠을 한 것.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인도법인측은 로고 칠은 물론 덧칠도 법인의 지시 없이 현지 업체가 한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로 주변의 바위들에는 이미 다른 인도기업의 로고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도로는 예부터 인도와 중앙아시아, 중국의 상인들이 지나던 동서 왕래의 길.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간의 욕심이 이 유서 깊은 곳까지 얼룩지게 하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