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3명의 ‘태극 전사’가 메이저 무대를 밟는다.
26일 뉴욕 플러싱메도에서 개막되는 올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US오픈에 이형택과 전미라 조윤정(이상 삼성증권)이 나란히 출전하는 것.
남자단식 본선에 자동 출전한 이형택에 이어 전미라와 조윤정은 24일 열린 예선 3회전에서 각각 승리해 여자단식 본선 티켓을 따냈다. 특히 전미라는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를 뛰는 영광을 안았다.
25일 발표된 최종 대진표에 따르면 세계 랭킹 155위 전미라는 세계 19위인 아시아 최강 스기야마 아이(일본)와 1회전에서 맞붙는다. 올해 윔블던을 제외한 나머지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하게 된 세계 107위 조윤정의 1회전 상대는 세계 51위의 왼손잡이 마구이 세르나(스페인). 삼성증권 김일순 코치는 “예선 통과자로 첫판에서 비너스 윌리엄스, 제니퍼 캐프리아티 등 최강자를 피한 것만도 다행”이라며 “스기야마는 랭킹이 높아도 같은 동양권으로 해볼만하며 조윤정도 예선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세계 80위 이형택은 세계 112위로 와일드카드를 받은 마디 피시(미국)와 2회전 진출을 다툰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피시와의 첫 판만 잡는다면 16강 진출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의 설명.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US오픈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는 ‘아시아 선수들이 왔다’는 기사에서 이형택과 조윤정을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다.
이번 대회 여자단식에서 최대 관심사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자매)가 3개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에서 싸울 수 있을지 여부. 톱시드 세레나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언니를 꺾고 우승해 메이저 3연승을 노리는 반면 비너스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가 ‘집안 싸움’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레이튼 휴위트(호주)가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단일 스포츠 이벤트를 통틀어 사상 최고액인 총상금 1617만4200달러가 걸린 이번 대회 남녀 우승 상금은 똑같이 90만달러.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