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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우재룡/시장분위기와 반대로 투자하라

입력 | 2002-08-27 17:19:00

우재룡·한국펀드평가 대표(경영학 박사)


올 들어 총 16조원이 간접투자시장에 유입됐다. 주식형펀드가 13조원, 머니마켓펀드(MMF)가 11조원 증가했고 반대로 채권형펀드는 8조원 줄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주식형펀드로는 종합주가지수가 800대 후반일 때 본격적으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가지수 900선 언저리에 있던 3월부터 4월 사이 6조3000억원이 주식형펀드로 들어왔다. 주가가 충분히 상승한 다음에야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의 후행적인 투자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증시가 700대에 지루하게 머물고 있는 시점에서는 어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펀드는 장기투자상품이므로 적어도 2, 3년 이상 돈을 넣어두겠다는 생각으로 가입해야 한다. 펀드란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장기로 투자할 때의 이야기다. 단기간 짧게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나오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입하고 싶은 시점은 주가가 이미 과열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가입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적당한 시기에 가입하고 주가가 고점일 때 빠져나오겠다는 생각을 가진 투자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펀드는 가입시점이 환매시점보다 중요하다. 가능하면 시장이 과열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요령이다.

가입시점을 잡기 어렵다면 정액분할 가입방법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외국에서도 간접투자에 많이 활용하는 방법으로 일정한 투자자금을 정기적으로 저축하듯 넣는 전략이다.

셋째, 투자하기 전에 여유자금에 대한 전체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여유자금 가운데 얼마를 주식과 채권에 나누어 투자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주식에 투자할 자금으로 주식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이때 주식펀드는 주식투자비중이 높은 펀드가 낫다. 주식과 채권을 적당하게 섞은 혼합형펀드보다 본인이 스스로 주식펀드와 채권펀드로 자금을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투자위험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성과를 충분히 따져본 뒤 운용사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 상품을 살 때 여러 제품을 비교하듯이 펀드도 운용회사들의 상태를 비교한 다음 골라야 한다. 운용전략, 운용인력, 과거 수익률 등이 따져봐야 할 요소이다.

주식 펀드는 주가 등락에 따라 성과가 정해진다.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지 말고 담담한 마음자세로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시장침체기에는 가입을 미루다가 주가가 급등해야 뒤늦게 가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장의 움직임과 반대로 투자하는 역행적인 투자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