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7명이 엊그제 난민지위 인정을 요청하기 위해 중국 외교부 청사에 진입하려다 모두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붙잡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중국 관청에 뛰어들려던 이들의 행동은 문자 그대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다는 처절한 ‘거사’였다. 얼마나 상황이 절박했으면 “탈북 난민은 없다”고 강변하는 중국 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할 결심을 했을까. 중국 땅에서 계속되고 있는 탈북자들의 안타까운 투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이들의 체포장면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난민 지위를 획득하는 초석을 놓겠다는 탈북자까지 생겼으니 앞으로 탈북문제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난민지위 획득과 한국 망명을 위해 결성된 ‘탈북자 청년동맹’이라는 이름의 자생적 탈북자 조직이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탈북자들이 조직적으로 희생을 각오하고 달려든다면 자유를 향한 행진은 더욱 치밀해지고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중국 정부가 탈북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꿀 시점인 것 같다. 중국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결코 탈북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지난해 6월 이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진입, 외국공관 진입, 한국대사관 영사부 진입, 중국 관청 진입 등 새로운 전략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언제까지 검문검색과 철조망으로 막겠다는 것인가.
중국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한 만큼 탈북자 가운데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가려내 난민으로 인정하는 적극적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수만명에 이르는 탈북자를 모두 불법 월경자로 취급해 탄압하고, 북한에 강제송환하는 비인도적 조치는 중국의 국가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탈북자의 절규를 외면하면 국제사회가 중국에 등을 돌리는 불행한 결과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