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석·닥터아파트 이사
‘8·9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나온 지 20일 가량이 지났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이번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투자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강남권의 인기지역이 그동안 값이 많이 오른 강남구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송파구나 서초구 등지로 바뀌고 있다. 특히 서초동 정보사 이전과 맞물려 테헤란로가 연장되는 방배동 지역을 찾는 투자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주거 쾌적성이 좋다는 점을 들어 송파구나 강동구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가 늘고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것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지역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일대의 아파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기지역의 공간 이동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투자 상품의 질적 변화다.
8·9 대책의 집중 포화를 맞은 중층 재건축아파트 대신 평당 1000만∼120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남지역 아파트분양권이나 이미 분양한 재건축아파트의 조합원분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아파트분양권의 인기는 ‘고공(高空)행진’을 보일 태세다.
9월부터 실시될 분양권 전매 제한을 앞두고 물량이 부족한 강남권 분양권의 희소가치가 더 높아질 것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금 강남권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라면 조금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분양권 전매 제한으로 당장 강남권 분양권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8월 이전에 분양받았거나 분양권을 매입한 사람은 현재처럼 자유롭게 팔 수 있다.
다만 이 분양권을 산 사람은 최초 계약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되팔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매물이 시장에 현재 수준처럼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아파트분양권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려면 적어도 앞으로 1년 정도 이상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의미다.
강남권 투자자는 지나치게 과열된 현 시점을 피해 비수기로 접어드는 10월 이후로 매입타이밍을 늦추거나 집값 안정 공약이 쏟아질 대선 전후를 노리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곽창석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