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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학교설립 둘러싸고 곳곳 갈등

입력 | 2002-08-29 21:33:00


학교 신설 문제를 둘러싸고 학부모들의 자녀 등교 거부 사태가 빚어지는 등 경북도내 곳곳에서 학부모와 교육당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교육청이 당초 아파트 인근에 설립하려던 초등학교의 위치를 바꾸려 한다며 집단시위를 벌이고 28일부터 계속해 자녀 200여명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포항교육청은 포항 장성동 동·서 토지구획 정리지구에 입주한 아파트 1333세대와 2004년 6월 입주예정인 822세대를 예상해 초등학교를 2004년 신설할 방침을 세웠으나 동·서 지구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이 서로 달라 학교설립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포항 남구지역에 고교를 설립하는 계획도 부지선정 과정에서 학부모들과의 마찰로 1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도교육청과 포항시는 이동지구와 상도동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할 예정이나 지역주민들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30일 공청회를 열어 어디에 학교부지를 선정할지 가닥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경산시 진량읍 봉회리 삼주봉황 아파트 3000여 가구 주민들도 아파트 인근에 학교가 필요하다며 학교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에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2㎞ 떨어진 신상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교육당국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등교거부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신상초교 학생 1200여명 가운데 90%는 삼주봉황 아파트에 사는 학생이라 학교가 신설될 경우 신상초교는 존립이 어려운 상태. 경산교육청 관계자는 “100억원을 들여 97년 개교한 신상초교를 폐교시킬 수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상주시교육청은 시내 성동동에 아파트 1800여 세대가 2004년까지 완공돼 입주할 예정임에 따라 3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감정가가 턱없이 낮다”고 주장하는 땅주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개교하려던 당초 계획은 연기할 수밖에 없게됐다.

경북도교육청 최운환(崔雲煥) 관리국장은 “포항 장성동 초교설립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나 아파트 밀집지역에 우선 설립할 예정이며 경산에 학교를 추가설립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상주의 경우 감정가 이상으로 학교부지를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