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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利 66%론 사업못해" 사채업자 절반이상 기존채권 회수

입력 | 2002-08-30 18:36:00


이자 상한을 정한 대부업(貸付業)법 시행(10월 말)을 앞두고 사채업을 포기하려는 업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채무자들이 다른 사채를 빌려 이를 막는 ‘돌려막기’가 성행하고 있다.

30일 사채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업법 이자상한이 연간 66%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사채업자들의 상당수가 사채시장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이 일제히 채권회수에 나섬에 따라 이를 갚기 위한 고금리 사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유세형 한국대부사업자연합회 회장은 “전체 사채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대부업법이 시행되면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채시장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사채업을 정리하려는 업체들이 최근 채권 회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업을 계속 운영하려는 업체들은 지역별로 제휴해 24시간 영업시스템을 갖추는 등 대형 할인매장과 같은 형태의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사채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채업을 포기한 업체들은 회수된 자금으로 대부업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품권 할인이나 전당업 등으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있어 상품권 등의 유통시장에 연쇄적인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예상된다.

사채업체들은 이와 별도로 대부업법 시행 전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한한 연간 90%까지 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고금리 상품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을 두달간 집중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토종 사채업자뿐 아니라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최근 인터넷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 1∼3년짜리 장기 대출상품의 마케팅까지 나서고 있다.

금감원 조성목 비제도금융팀장은 “법 시행을 앞두고 마구잡이로 사채이자율을 올리는 행위는 부당이득 취득이나 공정거래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사채를 갚기 위한 자금수요 가운데 일부를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업체 등이 흡수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