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대원SCN 박도문(朴道文) 회장은 “각종 사업과 관련된 청탁을 홍걸씨에게 직접 했고 그 대가로 주식지분 양도 및 현금 제공 등을 약속했다”고 30일 말했다.
박 회장의 주장은 지금까지 “박 회장과 덕담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만 나눴다”며 청탁 대가를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온 홍걸씨의 진술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용헌·金庸憲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3차 공판에서 박 회장은 “최규선(崔圭善)씨를 통해 홍걸씨에게 조폐공사와의 합작 법인 설립건, 경남 창원 아파트 부지의 용도변경 등과 관련된 청탁을 했다”며 “최씨를 통해 이 내용이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해 2000년 11월 홍걸씨를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 직접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박 회장은 “당시 ‘저번에 부탁드린 일을 빨리 추진해주면 합작법인 주식의 10%를 주고 용도변경의 대가로 현금 1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더니 홍걸씨가 ‘잘 알았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처음에 최규선씨에게 부탁했을 때 최씨는 ‘합작법인 설립건은 홍걸씨를 통해 재정경제부 및 한국은행, 조폐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해결하고 용도변경건은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도지사를 통해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