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한 번민의 이미지를 열정적인 몸짓으로 풀어낸 쿠바의 ’해변의 새들’.사진제공 과천마당극제 사무국
‘가을 문턱에서 만나는 신명나는 마당극 잔치’.
‘과천 마당극제 2002’가 6∼15일 경기 과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해외초청작 10편, 국내 참가작 23편 등이 과천시민회관 대극장과 잔디밭 등 크고 작은 공간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놓치지 말아야할 외국 공연 3선〓‘해변의 새들’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쿠바 작품. 3명의 무용수들이 인류의 고통과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한 고뇌를 열정적인 몸짓으로 풀어낸다. 실제로 에이즈에 감염된 원작자 스테베로 사두이의 경험담을 소재로 했다(7,8일 오후 7시30분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이탈리아의 야외춤극 ‘카르멘’은 오페라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작했다. 비제의 카르멘 음악에 맞춰 장대에 올라 탄 남녀배우가 격렬한 사랑을 춤으로 표현하고 불꽃 놀이와 영상을 곁들인다(11∼14일 오후 8시 관문 큰 마당).
콜롬비아의 거리극 ‘공연하지마!?’는 광대들을 통해 중남미 사회를 풍자한 작품. 높이 3m짜리 자전거를 타며 놀이판을 벌이는 광대들이 등장한다. 경찰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광개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7,8일 오후 5시 관문 큰마당, 9,10일 오후 8시 둥근마당).
▽재기발랄한 한국 공연들〓국내 참가작 중 전통을 현대화한 작품들로는 ‘꼬대각시’와 ‘꽃등 들어 님 오시면’을 꼽을 수 있다. ‘꼬대각시’는 전통 굿 형식에 전통무예 등을 이용해 전쟁의 참혹함과 통일에 대한 바램을 은유한다(14,15일 오후 8시 둥근마당).
‘꽃등…’은 다양한 장례절차를 통해 삶의 지혜를 보여주었던 일종의 상여놀이인 ‘다시래기’ 놀이를 소재로 분단과 죽음을 이야기한다(7,8일 각 2회 공연 둥근마당).
이밖에 인형 등을 이용해 부모 자식간의 소통을 다룬 가족극 ‘하륵 이야기’를 비롯 힙합 뮤지컬 ‘춤추는 새벽’, 판소리와 타악을 접목한 ‘곰팡이꽃’ 등이 추천할 만한 공연들이다.
▽다채로운 부대행사〓‘과천마당극제 2002’에서는 기존 공연 외에 마당극 학교 발표 공연과 전통놀이 체험, 인형 만들기 등 일반인을 위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동서양의 인형 제작과 조종과 관련한 워크숍 공연도 13∼15일 과천 중앙공원 현충탑 앞에서 열린다.‘과천 마당극제’ 조직위 측은 “국내외의 실험적인 공연 양식은 물론 주부 청소년 대학생 등이 선보이는 생활연극을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 거리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마당극제 조직위 홈페이지(www.madang.or.kr)나 전화(02-504-0946)로 문의하면 된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