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가 사마귀를 먹는다?’
간혹 사마귀가 생긴 환자가 병원을 찾아와 이 말이 사실인지 묻는다.
손에 난 사마귀가 곤충 사마귀에게 물린 뒤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다는 등, 왜 이름이 같겠느냐는 등 환자 나름대로의 추측까지 더해져 상당히 많은 사람이 ‘곤충 사마귀에게 물리면 사마귀가 없어진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몸에 난 사마귀를 없애겠다고 곤충 사마귀를 찾아 헤매는 일은 없어야겠다.
사마귀는 피부의 표피조직이 국소적으로 증식하여 각질이 두툼해지는 일종의 양성종양이다. 주로 어린이에게 많지만 어른 중에도 적지 않다.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사마귀는 특별히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지만 다른 부위로 번지거나 타인에게 전염되기도 하므로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또 수가 많아지면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사마귀 치료법에는 △냉동요법 △전기소작법 △면역요법 △약물요법 △주사요법 △레이저요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마귀의 종류와 위치, 환자의 나이와 면역상태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요즘에는 주위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흉터를 적게 남기는 레이저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탄산가스레이저와 다이레이저가 사용된다.
발바닥 등에 사마귀가 생겨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탄산가스레이저를 이용해 사마귀를 한번에 잘라내 제거할 수 있는데 상처가 아무는 데 1주일 정도 걸린다.
다이레이저는 사마귀 아래의 혈관을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것이 아니므로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방법은 2∼4회는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외에 사마귀의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을 2주 간격으로 4회 정도 주사하는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사마귀 치료는 개인차가 많아서 모든 사람에게 잘 듣는 한 가지 치료법이 없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운철 종로 S&U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