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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00세 ABC]뼈 엉성증

입력 | 2002-09-01 17:45:00


주부 이인희씨(56·청주시 석교동)는 지난해 겨울 장을 보러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발목을 다친 이씨는 병원에서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6개월 이상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다. 그 뒤로 이씨는 길을 걸을 때 주변을 유심히 살피게 됐다.

뼈엉성증이란 폐경과 노화 등 영향으로 뼈를 구성하는 콜라겐과 칼슘이 감소해 뼈 조직에 구멍이 많이 나고 얇아지는 병이다. 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 골절 후에야 아는 경우가 많아 ‘소리없는 도둑’이라 불린다.

방치하면 허리가 아프고 구부러지며 키도 준다. 골절시에도 보조기구를 사용하거나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야만 거동할 수 있다. 특히 엉덩관절 골절의 경우 10∼20%의 환자는 골절 발생 뒤 1년 내에 사망한다.

▽원인과 진단〓뼈의 형성은 보통 20대 후반이나 30대 초까지 계속되고 이 때 뼈가 가장 단단해져 ‘최대골량’에 도달하게 된다(▶그래프 참조). 그 뒤에는 뼈의 형성과 더불어 오래된 뼈가 없어지고 뼈가 없어진 곳이 메워지는 재형성과정이 일생동안 반복된다.

뼈엉성증은 최대골량이 낮거나 최대골량에 도달한 이후 뼈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때 발생한다. 소리없이 찾아오므로 골절 전에 예방해야 한다(▶표 참조). 교정이 가능한 위험인자는 노력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운동을 하지 않고 흡연하는 저체중 여성은 뼈엉성증을 ‘예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젊었을 때 입던 치마가 눈에 띄게 길어졌다면 이미 뼈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골밀도 검사를 해봐야 한다.

▽치료법〓뼈엉성증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폐경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여성호르몬은 뼈엉성증에도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여성호르몬을 장기복용하면 유방암과 심장병, 뇌중풍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경고했지만 현재로선 가장 쉽고 값싼 치료법이다. 유방암 위험요인이 있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게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한폐경학회의 공식 견해다.

뼈의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알렌드로네이트’ 나 ‘랄록시펜’ 성분의 약은 5∼10년간 장기복용이 필요하다.

▽예방〓65세 이상인 여성 2명 중 1명, 남성 5명 중 1명이 뼈엉성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한다. 그래서 중년과 그 이전의 예방노력이 ‘곱게’ 늙기위해 필수적이다.예방법은 운동과 칼슘 섭취. 충분한 칼슘을 섭취해야 뼈의 감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폐경 뒤 여성은 하루에 1500㎎의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인체에서 칼슘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게 하기 위해서는 소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성장기에는 뼈를 자라게 하기 위해 단백질이 필요하지만 성인이 되면 필요 이상의 단백질 섭취는 뼈에 좋지 않다.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형성되는 비타민 D도 뼈의 건강을 돕는다.

과음을 하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기능이 억제되며 흡연은 폐경을 앞당긴다.

넘어지는 것을 미리 막는 것도 중요하다. 백내장 등이 있다면 시력교정이 필요하며 집 안 통로는 항상 환하게 해야 한다. 특히 얼음판이나 목욕탕,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피하고 아이를 업거나 안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내분비내과 민용기 교수)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체중싣는 걷기 자전거타기로 골밀도 저하 예방▼

운동은 뼈엉성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신체활동이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뼈의 밀도가 높다는 것을 수많은 연구결과가 입증해준다. 침대에만 누워있는 환자는 1년에 40% 정도 뼈의 감소가 나타난다. 이런 환자가 하루에 적어도 30분 이상 똑바로 서있기만 해도 감소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뼈의 감소가 이미 시작된 뼈엉성증 환자도 운동시 골밀도가 더 낮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면 뼈엉성증의 최대 위험인 넘어져 골절이 생기는 것도 줄일 수 있다. 근육량이나 근력이 증가하면 균형감각이 좋아지기 때문.

뼈엉성증의 예방에는 체중을 싣는 운동인 걷기나 자전거타기, 조깅, 테니스 등이 좋다. 수영은 물의 부력 때문에 골밀도 증가 효과가 적다.

운동은 일주일에 3∼5일 정도, 시간은 한번에 20∼60분이 적당하다.

뼈엉성증 환자라면 ‘빨리 걷기’가 가장 좋은 운동이다. 하루에 15∼20분 정도에서 시작해 시간을 늘려간다. 흔히 걷기는 본격적인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해 계획없이 행하는 사람이 많은데 걷기를 할 때 걷는 시간과 속도 등을 미리 정해놓고 해야한다. 넘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하체의 근력강화운동을 일주일에 이틀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