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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11명-한국 안내인 中서 체포

입력 | 2002-09-02 18:25:00


난민지위를 신청하려던 탈북자 11명과 이들의 도피를 안내하던 한국인 1명이 지난 달 31일 중국 북동부 지린(吉林)성 성도 창춘(長春)의 기차역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고 탈북자 지원운동가인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이 2일 말했다.

폴러첸 박사는 이날 언론에 보낸 e메일에서 붙잡힌 한국인은 오랫동안 탈북자들을 지원해 온 김희태씨이며 남자 5명, 여자 5명, 15세 소년 1명으로 구성된 탈북자들은 난민 지위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베이징행 열차를 타려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과 중국 외교부는 아직 직접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공안은 2일 오전 에콰도르 대사관에 진입하려던 탈북자 8명에 대한 대대적 수색작업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8명의 탈북자들은 기자들에게 자신들이 이날 오전 대사관 빌딩에 진입하려 했으나 삼엄한 경비 때문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목격자에 따르면 수백명의 중국 공안이 이들을 찾기 위해 에콰도르 대사관이 있는 베이징 시내의 외교관 건물 싼리툰 빌딩 주변 거리와 뒷골목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한편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의 이서(李犀) 대표는 “중국 현지에서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자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폴러첸 박사가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측의 단속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검거된 중국내 탈북자들은 물론, 이들을 돕는 활동자들도 중국정부로부터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해 이들의 석방을 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탈북자 지원단체 ‘좋은 벗들’ 노옥재(盧玉載) 사무국장은 “중국측의 탈북자 검거가 잇따르고 있어 중국 내 탈북자들이 난민 지위를 신청하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베이징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