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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절단과 방한…응웬 딴중 베트남수석부총리

입력 | 2002-09-02 18:32:00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 10년 만에 여러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다져왔다. 특히 투자와 무역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양국의 잠재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아직 경제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많다.”

지난달 29일 사상 최대 규모인 63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응웬 딴중 베트남 수석부총리(53)는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출국 직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베트남에 35억달러를 투자해 해외 투자국 가운데 2위를 차지했고 양국간 무역 규모도 20억달러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응웬 부총리는 “이번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온 것도 무역과 투자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부총리, 산업자원부장관 등을 만나보니 한국 또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응웬 부총리는 공산당 고등정치학교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뒤 공산당 경제위원회 의장 및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 등을 지낸 경력이 있어 각 분야를 두루 아우른 경제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97년 48세의 젊은 나이로 수석부총리가 된 그는 현재 베트남 공산당 서열 5위로 앞으로 1, 2년 내에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특히 외국과의 산업협력 부문에서 막강한 결정권을 행사하는 실력자로 알려졌다.

그는 방한기간 중 한-베트남 수교 10주년 리셉션에 참석하고, 관광정보 교환 및 본격적인 관광교류 등에 양국이 적극 협력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한-베트남 관광협정에 서명했다. 나머지 일정은 경북 포항시의 포스코,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로 한국의 중공업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가난했고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이 이만큼 발전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강의 기적’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한국 국민의 강한 정신력과 결단력이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응웬 부총리는 한국 국민의 강한 정신력은 지난 한일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한국의 4강 진출은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아시아 지역 전체에 큰 자랑거리라고 칭찬했다.

그는 베트남의 경제개혁에 대해 “베트남은 사회복지를 추구하면서 시장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는 대립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