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을 통해 제주의 명물로 태어난 '제주월드컵경기장'.
이 아름다운 축구전용구장이 서서히 골치꺼리로 변해가고 있다.
4만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고 경기장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무려 1,125억원을 쏟아부었다.
한일 공동 개최에 있어서 뒤지기 싫은 한민족의 정신을 담아 최대한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경기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곳이 서서히 생명을 다해가고 있는 분위기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는 몇몇의 국가대표팀 평가전과 월드컵 경기가 전부.
정확히 말하면 6월 8일 브라질과 중국전, 12일 슬로베니아와 파라과이전, 그리고 15일 독일과 파라과이전이 마지막 경기였다.
이후 이 경기장을 지나쳐간 것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과 9호 태풍 '펀센'과 15호 태풍 '루사'에 불과하다.
관광객을 통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펀센과 루사의 영향으로 입은 피해보다는 많지 않을 듯 싶다.
설령 이 경기장을 통해 관광수입을 올렸다치더라도 운영자체가 말이 아니다.
수원과 대전, 전주에서 프로경기를 통해 약간의 수익을 올리는 것과 비교한다면 무용지물이란 말이 딱이다.
게다가 태풍이란 자연재해로 지붕막이 파손되는 등 외부적인 손실도 많고 유지, 보수를 위한 내부적인 손실도 상당액에 다다른다.
마사회를 중심으로 제주 연고의 프로축구팀 창단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것도 아직까지는 준비단계일 뿐이다.
우리가 처음 전용구장을 건설하면서 우려했던 부분이 바로 사후 운영 계획이었다.
고작 월드컵 예선 3경기를 위해 1천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은 것은 아니고 월드컵 이후에도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해 외국인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내륙(^^)에 있는 축구팬들이라도 제주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월드컵 이후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벌써 3개월째 휴식을 취하고 있다.
푹 쉬다보니 잔디 상태 양호하고 시설 역시 깨끗하다.
보기 좋으라구 거액을 들여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가 부자이든가, 아니면 향후 계획도 없는 무모함의 대표작이다.
프로축구가 됐든 국제대회가 됐든 제주경기장에 축구화의 발자국이 들리지 않는다면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제주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흉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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