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잇따라 내놓는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는 ‘강남 재건축아파트값 잡기’이다.
건설교통부에서 25년간 관련 업무를 맡아온 오주용씨(吳柱鎔·48)가 재건축 법안을 정비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건축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이 책은 재건축의 기본개념부터 사업추진 단계별 세부 진행사항, 세금 및 관련법규 등을 자세히 정리해 관련업무 종사자들의 필독서가 됐다.
“처음 업무를 맡아보니 법규가 워낙 복잡한데다 잘 정리돼 있지 않아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어렵다면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재건축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99년부터 근무 외 시간을 이용해 ‘바른 재건축실천연합회’와 공동으로 매주 두 차례씩 민원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처리한 민원만도 1000여건에 달한다.
지난달 초에는 서울산업대에서 ‘재건축사업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논문은 각종 비리와 사업 지연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현행 재건축 절차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담고 있다.
건교부가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주거 및 도시환경정비법’에는 이런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씨는 “새 법이 시행되면 현재 관행처럼 굳어진 각종 재건축 관련 비리가 상당히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개발 재건축을 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에 대해 그는 “재건축하면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추진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면서 “관련 법령을 이해해야 하며 주택공사 등 공신력 있는 재건축 컨설팅회사를 찾는 게 좋다”고 대답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