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통일축구대회 때 통일연대 등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이 계획한 시청 앞 광장 응원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3일 “대회 당일이 토요일 오후라 광장의 차량통행을 통제하면 교통이 몹시 혼잡해지는데 이번 대회가 교통통제를 할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행사는 아니라고 판단해 장소사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대신 한강시민공원 등 교통흐름에 영향이 없는 장소를 사용하도록 통일연대 측에 권유하기로 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청앞 광장이 일반에 개방된 것은 2000년 6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방북 후 귀환했을 때와 월드컵 기간뿐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월드컵 이후 시청 앞 광장을 ‘길거리 응원의 메카’라고 홍보하며 시민광장을 조성하겠다던 시가 장소 사용을 불허한 것은 보수단체의 반발을 너무 의식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했다.
통일연대 강형구(姜亨求) 조직국장은 “월드컵 열기를 통일축구의 열기로 이어 민족 화합으로 승화시키자는 뜻에서 시청앞 광장을 사용하려 했는데 안타깝다”며 “덕수궁 앞 인도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연대(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 50개 단체가 참여, 지난해 3월 결성한 통일관련 시민조직. 이들은 남북 통일축구대회가 열리는 7일 ‘Be The Reds’ 대신 ‘One Corea’를 새긴 하늘색 티셔츠와 한반도기를 준비, ‘통∼일조국’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길거리 응원을 벌일 계획이었다.
경희대 동국대 광운대 국민대 등 대학은 캠퍼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주민들과 함께 남북 통일축구 응원을 할 예정이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