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생태학습교실에 최근 참가한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공원에서 자라는 야생풀인 바랭이를 이용해 조리를 만들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아래사진은 월드컵공원에서 서식하고 있는 호랑나비의 아름다운 모습. 사진제공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월드컵공원도 구경하고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며 생태학습도 할 수 있어 정말 기분 좋아요.” 지난주 중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생태학습교실을 다녀온 주부 이정순(李政純·45·서울 마포구 염리동)씨는 조만간공원을 다시 찾기로 했다. 생태학습교실을 체험하고 온 아이들이 또 가자며 매일같이 조르기 때문이다. 월드컵 주경기장 인근의 월드컵공원이 올 5월 생태공원으로 문을 연 이후 공원측이 마련한 생태학습교실에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동식물 관찰〓생태학습교실은 월드컵공원의 5개 소공원 중 한강 상류쪽 매립지에 조성된 하늘공원과 옛 난지천 지류에 만들어진 난지천공원에서 주로 이뤄진다.
하늘공원은 매립지 상단 5만8000평의 거대한 평지에 만들어졌다. 푸른 초원에 억새, 강아지풀 등 각종 식물 258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2∼3년 전부터 방사한 29종의 나비 수만 마리가 푸른 초원 위를 나는 모습은 장관이다. 범부전나비, 푸른부전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등이 요즘 산란기를 맞고 있어 나비가 풀잎 위에 알을 낳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또 이곳에는 살모사 누룩뱀 아무르장지뱀 등 파충류와 족제비 등 포유동물, 환경부 지정 보호동물인 맹꽁이 새홀리기, 천연기념물인 큰소쩍새 솔부엉이 황조롱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
생태학습교실에서는 베짱이 왕귀뚜라미 등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곤충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에다 시원한 한강 바람이 초원 위를 스치면 억새풀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운영 및 이용방법〓월드컵공원 개장과 동시에 시작된 생태학습교실을 찾은 시민은 8월말까지 3700여명에 이른다. 한달 평균 1000명 가량이 생태학습교실을 이용한 셈이다.
1회당 15명 이내의 참가자로 구성되는 생태학습교실은 화요일을 제외한 주6일간 매일 5회(오전 10시, 10시반, 오후 3시, 오후 4시, 오후 4시반)에 걸쳐 생태학습 전문가의 강의와 함께 진행된다. 참가자는 공원에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의 생태적 특징과 난지도의 과거와 미래 등에 대해 생태학습 전문가로부터 재미있는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생태학습교실에 참여하려면 미리 전화예약(02-304-0085)을 해야 한다. 10명 이상 단체인 경우 최소 2∼3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하지만 개별적으로 한 두명이 간다면 하루, 이틀 전에 예약할 수 있다.
생태학습교실에 참가하려면 마실 물, 모자, 필기구를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하늘공원에는 풀밭 밖에 없고 그늘을 만들어줄 나무가 없기 때문에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또 하늘공원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매점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실 물은 각자 준비해야 한다. 나들이 삼아 참가하는 생태학습이지만 그래도 필기구를 갖고 가는 것이 좋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