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화합의 무대에서 훨훨 날아보자.”
‘라이언 킹’ 이동국(23·포항 스틸러스)과 ‘샤프’ 김은중(23·대전 시티즌)에게 7일 열리는 남북통일축구경기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만해도 ‘오빠부대’를 끌고 다니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이동국과 김은중. 그러나 계속되는 부상과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지못한 불운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고 태극전사들이 4강 신화를 이루는 동안 그늘속에 이를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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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잊혀가는 스타가 될뻔했던 이동국과 김은중이 프로축구 K리그에서의 대활약을 발판으로 다시 국가대표팀에 복귀했고 역사적인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는 것.
이동국과 김은중은 4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된 전술훈련에서 투톱으로 짝을 이뤄 공격진을 이끌어 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도 선발 출전이 예상되고 있다.
둘은 98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와 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최전방 투톱으로 발을 맞춘 적이 있다. 특히 98년 10월 일본과의 아시아청소년대회 결승에서는 김은중이 선제골, 이동국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2-1의 승리를 이끌어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촉망받는 축구 인재였던 이동국과 김은중은 최근 비슷한 시련을 겪었다. 이동국은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르며 이듬해 독일 분데스리가 브레멘에 진출했으나 부상 등으로 적응에 실패, 6개월만에 귀국했고 월드컵팀에서는 주전 경쟁에 밀리며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김은중도 ‘샤프’라는 별명답게 정확하고 날카로운 플레이로 명성을 얻었으나 무릎 부상과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K리그에서 이동국은 5골을, 김은중은 3골을 터뜨리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대표팀 주장의 중책까지 맡은 이동국은 “책임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김은중은 “멋진 플레이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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